아이런맨 2013. 5. 31. 22:23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