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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 바람벽이 있어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10. 26.
  • 북어(北魚) 북어(北魚)- 최승호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5. 31.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5. 31.
  • 뼈아픈 후회 뼈아픈 후회-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돌어오지는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이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나를 위한 헌..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5. 31.
  • 꽃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5. 31.
  • 풀꽃 풀꽃-나태주 자세히 보아야예쁘다 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5. 31.
  • 흰 바람벽이 있어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 단 따끈한 감주나 한 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 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앉아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 공감수 0 댓글수 0 2012. 11. 10.
  • 나의 가난은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잎으로 때론 와서 괴로왔음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공감수 0 댓글수 0 2012. 11. 10.
  • 즐거운 편지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롤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2. 11. 10.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를 기다리는 동안 _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아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곳에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해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곳에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을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 공감수 0 댓글수 0 2012. 11. 10.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공감수 0 댓글수 0 2012. 11. 9.
  • 고독 「고독」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10. 10. 6.
  •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나짐 히크메트, 감옥에서 쓴 시 공감수 0 댓글수 0 2010. 8. 12.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에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 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 공감수 0 댓글수 0 201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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